[마켓인사이트]‘평창올림픽 주무대’ 알펜시아리조트, 다시 매물로 나왔다

입력 2019-10-02 04:23   수정 2021-10-15 17:20

이 기사는 10월 02일 04:23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10월02일(04:2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강원도가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해 총 1조 6000억원을 투입해 만든 알펜시아리조트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강원도는 지난해 '평창 올림픽 특수'를 계기로 물밑에서 매각 작업을 진행해 왔지만 신통치 않자 결국 공개 매각으로 선회한 것이다. 10년 전 개장 후 매년 대규모 적자를 내며 '지방공기업의 부실 상징'으로 평가 받아온 알펜시아리조트가 공개 매각에 성공할 수 있을 지 구조조정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매각주관사 선정 나서며 '스타트'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강원도개발공사(강개공)는 최근 알펜시아리조트 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에 나서며 매각 작업을 본격화했다. 강개공은 지난 달 30일 제안서 평가 작업을 거쳐 10월 초 주관사 선정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매각 방식과 대상은 주관사가 선정된 뒤 정해질 전망이다. 공공 재산에 대한 매각은 해외 투자자가 아니라면 무조건 공개 매각 입찰을 거쳐야 한다. 1차적으로 해외 투자자 유치를 시도한 뒤 성과가 없으면 이르면 연말께 공개 매각이 진행될 전망이다.

알펜시아리조트는 강원도가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전략 사업으로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와 수하리 일대 489만2560m²(약 148만평)에 조성한 초대형 리조트다. 알펜시아리조트는 고급빌라와 27홀 회원제골프장이 있는 A지구, 스키장과 워터파크 호텔과 콘도 등이 있는 B지구, 18홀 퍼블릭 골프장과 동계올림픽용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스키점프대 등이 있는 C지구 등 3개의 지구로 나눠진다.

알펜시아리조트 매각이 추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리조트는 건설 초기부터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강원도는 지역 개발을 위해 지분 100%를 출자해 설립한 강개공을 통해 2004년부터 리조트 건설에 나섰다. 재원은 8000억원에 달하는 공사채 발행을 통해 마련하고 골프장 회원권 판매, 고급 빌리지 및 콘도 분양을 통해 1조 2000억원을 조달해 갚아나간다는 것이 강원도의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경기가 얼어붙으며 위기를 맞았다. 2009년 리조트가 개장했지만 2011년까지도 리조트 분양률은 20%대에 머물렀고, 1조 2000억원에 달하는 부채로 인해 하루에 이자비용으로만 1억원이 나갈 정도로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렸다. 예전만 못한 스키장의 인기, 수도권에서 먼 입지로 인해 리조트는 매년 적자를 면치 못했다. 당초 1000억원을 기대했던 연 매출액은 500억원대를 벗어나지 못했고, 시설 과잉으로 연 100억~200억원가량의 대규모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2010년과 2014년을 목표로 유치를 추진했던 동계올림픽이 무산된 것도 경영난을 심화시켰다.

결국 강원도는 리조트가 개장하던 2009년부터 꾸준히 알펜시아 시설 및 부지를 매각해 자금을 회수하려는 시도를 이어왔다. 2014년까지 삼성 등 대기업을 비롯 중국 국영기업 등 국내외 투자자를 유치하려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자력으로 매각 추진이 여의치않자 2014년 말 공식적으로 매각주관사를 선정해 매각을 시도했지만 싸늘한 시장의 반응에 주관사 선정 작업이 유찰되며 무산됐다. 이듬해인 2015년 딜로이트안진과 태평양을 주관사로 선정하며 다시 매각에 나선 알펜시아리조트는 중국계 투자자 유치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중국과의 사드 갈등이 불거지며 또 다시 무산됐다.

이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핵심 시설인 알펜시아리조트의 매각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동계 올림픽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 해외 관광객이 늘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2018년 알펜시아리조트의 매출액은 554억원으로 전년(493억원)에 비해 10% 가량 증가했지만 1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에 동계올림픽 폐막 이후 해외 투자자를 중심으로 인수자를 물색했지만 호응이 없자 결국 공개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다.

◆모든 가능성 열어둬..."강원도 역할 중요"

강원도는 리조트 통매각과 분리매각 모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상업 시설로 구성된 A·B지구와 올림픽을 위한 전문 스포츠 시설로 공공성이 높은 C지구를 떼어 매각하는 안이 유력하다. 강원도는 예전부터 스키점프장과 바이애슬론 경기장, 크로스컨트리 경기장 등이 있는 C지구를 정부가 인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A지구는 회원제 골프장과 고급 골프 빌리지가, B지구는 스키장과 호텔 콘도 등 상업시설이 핵심 자산이다. C지구에 있는 18홀 퍼블릭 골프장은 스포츠 시설과 분리해 매각한다.

알펜시아리조트 장부 상 가치는 약 1조원 수준이다. 하지만 부채가 올해 반기 기준 약 7800억원으로 커 매각 시 인수대금 자체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여전히 낮은 분양률은 알펜시아리조트 매각에 장점이면서 동시에 단점으로 꼽힌다. 작년 말 기준 알펜시아리조트의 분양률은 54.5%로 아직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7홀 회원제 골프장에 딸린 고급 빌리지의 분양률은 약 74%로 높지만 인터콘티넨탈호텔 홀리데이인호텔 콘도 등이 있는 B지구의 분양률은 41.5%에 불과한 수준이다. 한 레저업계 관계자는 ”낮은 분양률은 인수 후 분양을 통한 수익 확대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만큼 인기가 없는 자산이라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며 ”소유권 분양과 이용권 판매 등이 뒤섞여 있어 매각 구조도 복잡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수합병 업계에선 알펜시아리조트의 매각을 원주 오크밸리리조트 매각 사례와 비교하고 있다. 지난해 한솔개발이 매물로 내놓은 오크밸리리조트는 지난 6월 지분 49%를 580억원에 HDC현대산업개발에 매각했다. 오크밸리 역시 장부가치는 8000억원에 달했지만 회원권 등 부채가 7000억원에 달했고, 매각은 순자산가치인 지분 100% 기준 약 1000억원 수준에 맞춰 이뤄졌다. 현대산업개발은 유휴 부지를 골프장으로 개발해 기존 63홀인 골프코스를 90홀로 확대하고 호텔 및 체험공간을 새롭게 개발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을 갖고 오크밸리를 인수했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알펜시아리조트의 매각이 오크밸리만큼 쉽진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일단 수도권에서 1시간 안팎에 도착할 수 있는 오크밸리에 비해 대관령에 있는 알펜시아리조트는 입지 조건이 좋지 않다. 강원선 KTX개통 등으로 교통 여건이 호전되긴 했지만 주력 사업인 스키장의 인기가 좋지 않고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평창 인근 숙박 시설 공급이 늘면서 숙박 사업의 수익성도 낮아진 상황이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오랜 기간 매각 작업이 표류해온 사업인 만큼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다수의 원매자 풀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매력적인 매물이 만들어지기 위해선 유휴부지에 대한 개발 등 규제와 관련된 사항이 충족돼야 하는만큼 강원도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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